보약은 비록 허약성 또는 소모성 만성 병증에 쓰게 되어 있다하더라도 남용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사람 몸 내부의 음양기혈 가운데서 어느 한 부분만을 지나치게 보강함으로써 정상적인 생리적 균형을 파탄시켜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한의사의 정확한 진찰과 처방에 따라 보약을 써야 합니다.
흔히 보약은 어떻게 지었든 아무나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약은 처방의 종류도 다양할 뿐 아니라, 개인의 체질적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처방이 내려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한의학은 각 개인마다 다르게 처방하는 개체의학입니다.
보약의 효과에 대한 근거없는 속설 중에 여름에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나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로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오히려 지친 심신을 보강할 필요성이 더 높습니다. 땀은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하고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신진대사의 작용이지 한약의 성분이 땀으로 나가는 것은 아니다.
보약을 봄, 가을로 먹이면 좋다는 말이 있는데, 봄에는 여름을 대비하여, 가을에는 겨울을 대비하여 미리 먹여두면 좋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인 허약 체질에는 이렇게 보약을 먹이면 무난합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게 먹는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춘곤증을 잘 느끼고 봄에 힘들어하는 사람은 봄에 보약을 먹으면 좋고, 더위를 잘 타고 여름에 잘 지치는 사람은 여름에 보약을 먹이면 더욱 좋습니다. 환절기나 겨울에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환절기나 겨울철이라도 증상이 완화된 시기를 살펴서 호흡기를 보강하는 보약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특정 계절에 보약을 먹는 것이 좋다라는 식의 생각보다는 질병 상태나 허약 상태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먹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보약을 일반적인 건강보조식품이나 강장제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약도 약인 만큼 체질이나 증세를 고려하여야 합니다. 좋은 음식을 원없이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듯이 보약도 많이 먹는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닙니다. 보약을 쓰는데 있어서 계절에 따른 개인적인 체질 변화를 살피고, 오장육부의 각각의 허실도 검사하며, 연령이나 성별의 차이까지 신중하게 고려하여 복용해야 부작용이 없고 효과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
약식동원 (藥食同源)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약과 음식은 자연에서 자란 초근목피 중에서 우리 몸에 유익한 것들로 음식과 약을 삼은 것으로 그 근본이 같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약은 음식보다는 좀더 약의 성질이 강한 것으로 도라지나 연근과 같은 약재는 동시에 음식으로도 쓰이기도 합니다. 음식도 제철에 먹는 음식이 맛있고 우리 몸에 활력을 주는 것처럼 한약도 우리 몸의 상태를 살펴서 가장 적절한 시기에 먹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적절한 시기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체질과 허약 상태, 질병, 연령 등을 고려하여 먹어야 가장 효과적입니다. 결론적으로 보약이 봄, 가을에는 좋고 여름에는 적당치 않다는 속설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보약을 씀에 있어서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을 써야 할 때가 있고 적은 양을 꾸준히 오랜기간 써야 할 때가 있는데 적은 양을 오랜 기간 써야 할 경우가 더 많습니다.
피를 갑자기 많이 잃어 얼굴이 허옇게 되고 진땀이 나며 손발이 차고 맥이 아주 약하며 혈압이 떨어진 상태일 때에는 급히 피를 보할 것을 요구하는 데 이런 때에 인삼 20~40g을 물에 달여서 한번에 먹으면 좋습니다이렇게 하면 갑자기 잃은 피와 기를 급히 또 크게 보하게 되므로 병적 상태로부터의 회복이 빨리 될 뿐 아니라 피를 잃은 데서 올 수 있는 이러저러한 후과를 미연에 막을 수도 있게 됩니다.
한편 이렇다 할 병이 없어 남달리 몸이 여위고 약한 때 또는 병을 앓고 나서 몸이 약해진 때에는 적은 양의 보약을 꾸준히 비교적 오랜 기간 쓰는데 일반적으로 보약을 쓴다고 하는 것은, 다 이런 방법으로 쓰는 것을 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