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칼럼] 구안와사 신경·근육 기능 회복 침·뜸치료 효과적
구안와사는 의학에서 안면신경마비 또는 벨 마비라고 불리며 증상이 수시간 또는 수일 내에 나타나고 완전마비나 부분마비로 나타난다. 대개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편측성이고, 얼굴의 이상감각이나 얼굴의 비뚤어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고, 눈이 감기지 않으며, 마비된 쪽의 입이 늘어지고,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마비된 쪽으로 새어 나오게 된다. 간혹 마비된 쪽에 신경통과 같은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구안와사의 경우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다. 뇌졸중·뇌종양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와는 달리 치료한다. 안면근육은 이하선 신경절에서 분지한 안면신경의 가지들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는데, 이들의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을 때 근육마비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대부분 양호한 예후를 보인다. 대체로 3-4일에 걸쳐 진행되며 수 주에서 수 개월에 걸쳐 자연적으로 호전돼 1년 이내에 대부분 회복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도 있다.
구안와사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에 의한 것이지만 구안와사의 증상이 발현되면 가장 먼저 중추성 안면신경마비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인 경우 전두근이 마비되지 않아 양측의 이마에 주름 잡는 것이 가능하고, 양쪽 눈 감는 것 또한 가능하다. 그러나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라면 환측 이마의 주름을 잡을 수 없으며 눈을 감을 때 환측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고 눈동자가 외상방으로 편위(벨씨 현상)된다. 정확하게는 CT 혹은 MRI 등으로 검사해 확인할 수 있다. 구안와사는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회복이 늦어지는 경과를 보일 경우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 약물요법, 스테로이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도 체질에 따라 원인이 다르며, 치료도 다르다. 대체로 한의학에서는 기혈을 조절하고 신경과 근육의 기능 회복을 도와주는 침 치료와 체질적인 불균형을 회복시키는 한약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양허하고 기허한 체질의 경우는 차고 습한 기운을 몰아내고, 환측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부종으로 인한 신경압박을 줄여주는 목적으로 뜸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외에 약침요법, 추나요법, 부항요법도 매우 효과적이다.
환부를 차가운 곳에 노출하거나 찬바람을 쐬지 않도록 유의한다. 또한 구안와사 상태에는 눈이 쉽게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생리식염수, 인공눈물 등을 이용해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하며, 수면 시 안대를 착용해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비누를 이용해 세수를 하는 경우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눈에 비눗물에 직접 접촉될 수 있으므로 비누 사용을 피한다. 환부의 혈액순환을 개선하기 위해 마사지, 더운찜질을 시행하는 것도 좋다. 평소에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면역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충분한 수면과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권경인 경인한의원장